아르투어 쇼펜하우어 (Arthur Schopenhauer, 1788-1860)
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독일의 염세주의 철학자로, “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”를 통해 독자적인 철학 체계를 구축했습니다. 그의 사상은 칸트 철학을 계승하면서도 니체, 바그너, 프로이트 등 후대 철학자와 예술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.
주요 사상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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의지 (Wille):
- 쇼펜하우어 철학의 핵심 개념으로, 세계의 근원적 실재이자 모든 존재의 맹목적이고 비합리적인 원동력입니다.
-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는 “살려는 의지(Wille zum Leben)”의 발현이며, 이 의지는 끝없는 욕망과 결핍을 낳아 고통의 원인이 됩니다.
- 이 의지는 이성이나 인식 너머에 존재하며, 이 세계는 의지가 자신을 나타내는 ‘표상(Vorstellung)’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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표상 (Vorstellung):
-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현상 세계를 의미합니다. 시간, 공간, 인과율의 형식 아래 인식되는 객관적인 세계입니다.
- 이 표상 세계는 의지의 객관화이며, 인간은 이 표상 세계를 통해 의지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.
- 우리의 삶은 이 표상 세계 안에서 의지의 끝없는 갈망과 충족되지 않는 욕망 속에서 고통받는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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염세주의 (Pessimismus):
- 쇼펜하우어는 세계를 고통과 불행으로 가득 찬 곳으로 보았습니다. 모든 욕망은 결핍에서 시작되고, 충족되더라도 새로운 욕망이 생겨나 고통은 반복됩니다.
- 인간의 삶은 맹목적인 의지에 휘둘려 고통받는 과정이며, 행복은 일시적인 고통의 중단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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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통의 해방 (Erlösung):
- 쇼펜하우어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제시했습니다.
- 예술적 관조: 예술은 개인의 의지로부터 벗어나 세계를 객관적으로 관조하게 함으로써 일시적인 고통의 해방을 가져다줍니다. 특히 음악을 의지의 직접적인 표현으로 높이 평가했습니다.
- 도덕적 삶 (연민):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여기는 ‘연민(Mitleid)’을 통해 이기적인 의지로부터 벗어나 도덕적 행위를 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.
- 의지의 부정 (Ascese): 금욕주의적 삶을 통해 의지를 부정하고, 궁극적으로는 ‘살려는 의지’ 자체를 포기함으로써 영원한 평온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. 동양 철학, 특히 불교 사상의 영향을 받았습니다.
영향:

- 니체: 쇼펜하우어의 ‘의지’ 개념은 니체의 ‘힘에의 의지’에 영향을 주었으나, 니체는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를 비판하며 삶의 긍정을 강조했습니다.
- 바그너: 쇼펜하우어의 음악 철학은 바그너의 음악극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.
- 프로이트: 인간의 무의식적이고 비합리적인 충동으로서의 ‘의지’ 개념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영향을 주었습니다.
- 실존주의: 인간 존재의 고통과 부조리를 다루는 그의 사상은 실존주의 철학의 선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.
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당시 주류였던 헤겔 철학과 달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, 그의 저서가 점차 알려지면서 19세기 후반 유럽 지성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. 그의 염세주의적 관점은 삶의 본질과 고통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하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.